아킬라가 올 줄 알고 있었던걸까? 밤인데, 두 사람 모두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있었다. 시꺼먼 후드 뒤집어쓰기를 좋아하는 세베르도 처음 보는 근사한 옷을 입고 있었다. 아니카가 급히 다가와 인사도 채 건내기 전에 아킬라의 몸부터 세심하게 살폈다. "프로텍트는?" "해제된게 맞아요. 여기 보세요, 공작님." 아니카가 아킬라의 목을 가리켰다. 옅은 칼자국이 보...
"흐으아아아아아아아앙" 정적을 깬 것은 앤초의 울음소리였다. "으흡, 으흡, 흐으으으으으" 그 다음으로 들려온 것은, 무너지듯 스르르 주저앉은 한스의 울음소리였다. 망부석처럼 제자리에 못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제레미만 가까스로 정신줄을 붙잡고 비틀거리며 걸어 나와서 아킬라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코 밑에 손을 대어 보았다. 숨이 느껴지지 ...
밀레와 키릴이 나누는 대화가, 시니는 따분했다. 자신이 여기 있는 이상, 어떤 노력도 다 헛수고인데, 부하들의 잘못된 추측이며 헛수고하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자니 기분이 저조해졌다. 더구나 자신은 진짜 죽을 힘을 다해서 오러를 수련하고 있는데, 이 어린 몸은 연약하기 짝이 없어서 결핏하면 기절해버리고, 그놈의 주술은 대체 어디에 걸어놓은 건지 이상한 기운...
************************************* 며칠 만에 완연한 겨울이 찾아왔다. 아킬라는 문간에 서서 공기 중에 날리는 눈발을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지나가던 제레미가 또 말을 붙였다. "눈 처음봐, 아킬라?" "아뇨, 많이 봤어요. 그래도 뭔가 새롭고 예뻐서요. 형은 눈 안좋아해요?" 아킬라의 천진한 대답에 제레미가 고개를 절래절래 ...
눈 앞이 깜깜해지고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발리크가 정신을 차렸다. [으음...]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눈이 떠지지 않았다. 몸에도 기운이 없어 축 늘어져 있었다. 손발에 감각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뭐에 당한거지? 마법이 내 몸에 통할 리가 없는데....] 어지간한 마법은 전부 오러와 상쇄되어 소멸하고, 제아무리 강한 마법이라도 오러가...
바르틴 왕국의 수도인 바르토라는 대륙 북방에 치우쳐 있어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길었다. 여름은 덥지만 건조해서 그럭저럭 돌아다니기 좋은 편이었으나, 겨울은 혹독했다. 뼈까지 시린 쨍한 추위와 한번 왔다 하면 무릎까지 쌓이는 함박눈이 바르토라의 매력이라고 껄껄 웃는 미친놈들이 태반이었지만, 발리크는 추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십대 후반의 나이에 벌써 소드...
"얘기하고나서 자야지." 크리스의 나직한 한마디에 아킬라의 잠이 확 달아났다. "아 맞다! 크리스. 미안. 나 잠 깼어. 이제 혼내. 저기, 근데 나 또 맞아야 하나?" "뭐라고?" 어이없어하는 크리스에게, 아킬라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크리스 네가 혼낸다면 예쁘게 맞아야지. 근데 엉덩이는 안때리면 안될까?" "휴우.... 아킬라, 아닌거 알면서 그러지...
왕자의 군사는 저의 판타지를 아낌없이 갈아넣은 작품입니다. [삼국지같은 이야기] + [군신관계] + [형제관계] + [관계의 역전]까지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한가득 버무려져 있지요. 카이세리와 이즈밀은 형제인데, 형인 카이세리가 동생인 이즈밀의 신하가 되고, 동생한테 매를 맞는 이야기니까요. 뿐만 아니라 유능하면서도 선량하고 정이 깊은 이들 형제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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